산길을 걷다 보면 풀 하나 돌멩이 하나에도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자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에서도 바위틈을 비집고 피어난 진달래 꽃이 세상 무엇보다 고와 보인다.
산자락을 다 할퀴는 삽질공화국을 내려다보자면, 상자 속에 갇힌 개미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바위의 작은 틈새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려면 직접 거기에 가 봐야 한다.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게 손잡이가 되어 주고 발 받침이 되어 주는 홈.
산자락 속에 폭 안기는 것만으로는 모자라서
탐욕스럽게 파내고 할퀴는 인간의 손
늙은 나무에서 자라난 새 나무는 제 어미를 해치지 않는데
긴 그림자 늘이고 조용히 살아갈 뿐인데
인간의 탐욕은 그것조차 가만히 두지를 않는다.
숲은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아무리 깊은 산속을 찾아도 멀리 보이는 것은 문명이라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잠식당한 상채기들뿐
무심한 발길들에 밟혀서 껍질이 다 벗겨져 버린 저 나무뿌리는,
이제야 그 고마움을 아는 누군가에 의해 돌 모자를 이었다.
아무리 상처 입고 짓밟혀도 의연한 이 산은...
이제 저기 저 아파트보다 더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면 우리 시야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원주민을 몰아내고 들어온 몇몇 사람들만이 그 아름다움을 독차지한 채,
여름이면 모기가 많다고 투덜댈 터.
토지공사가 건설사에 퍼주느라 돈을 다 쓰고 허덕인다는 소식이다.
경기부양이란다.
삽질공화국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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