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터/소소한 일상

대형 사고....침대 만들기

-달 곰- 2011. 9. 10. 17:51

diy게시판에 올렸다가 아까운 생각에 요기도 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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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주제에 아주 큰 일을 저질렀습니다.
작은 공간박스도 아니고 책꽂이도 아니고 침대를 만들겠다고 덤볐으니 말 다했죠.
예전에 쓰던 침대는 동네 가구점에 주문해서 만든 평상이었습니다.
매트리스는 몸에 맞지도 않고 버릴 때도 짐 덩어리라 나름 고안한 거였어요.
그때 구상은, 두세개를 만들어서 붙여놓고 침대로 쓰다가, 평소엔 따로 떼어서 탁자로도 쓸 수 있는 거였는데.... (요즘 보니 그때 제가 구상했던 거랑 비슷한 것들이 나와 있더군요.)
가격 문제 때문에 결국 하나가 됐었죠. ㅜㅜ
덩치가 크다 보니 한번 옮길 때도 큰일이고...고양이가 밑에 들어가서 안 나오고...
작년에 이사 온 집은 수납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도 큰 문제였고요.
그래서 새로운 구상을 했습니다.
 
수납함을 만들어 수납도 해결하면서 침대로 쓰자!
그런데 침대는 튼튼해야 하잖아요.
안 돌아가는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설계에 착오가 있어서 배달돼 온 목재를 조립했다가 뜯었다가 다시 조립했다가.....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필요없는 나사구멍이 숭숭 ㅠㅠ
 
암튼, 조립했습니다.
집에 있던 집성목 책장을 잘라서 일단 하나 만들어보고, 원목 주문한 걸로 또 만들고.
다 만들어놓고 보니 나름 괜찮아요.
처음에는 널판으로 하고 싶었는데 가격이 넘 비싸서 패널로 했어요.
사이가 뜨고 난리가 나긴 했지만, "첫 작품이 이 정도면 뭐 괜찮은 거 아냐?" 하면서 자기만족~
강도 문제도, 다리 6개로만 버티던 거랑은 달리 수납함 벽면이 모두 다리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튼튼해요.
누울 때마다 조금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긴 하지만요. ^^;
ㄱ자 평철로 보강을 하려고 잔뜩 사놨는데, 막상 보니 별 필요가 없더군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힘들었지만 참 재미있게 했어요.
다음엔 접이식 탁자 (평소엔 공간 차지 안하게 세워놨다가 쓸때만 펼치는 거)
만들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잘 궁리해봐야죠.
 
자기가 쓸 물건을 스스로 만들다 보니 다른 사람의 노동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가구점에서 파는 가구도 결코 비싸기만 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요.(중소기업 가구만)
 
처음이라 고민하시는 분 계시면 일단 시작해보세요.
가구 만들기가 모험이에요. ^^
두근두근~


바니시 뚜껑이 안 열려서 보니 갈색 물질이 가장자리에 굳어 있더군요. 이게 뭐지? 봉해놓은 건가? 온갖 수를 써서 겨우 뜯었습니다. 아마도 바니시가 흘러넘쳐 굳었던가봐요. 바다 건너온 거니 그럴 만도 하지 하며 패쑤.


요렇게 검게 변색된 것들이 있어서 이런 부분은 페인트를 칠해야만 했어요. 페인트 칠하고 싶지 않았지만.... 전기톱을 집에서 써보니 마찰면이 타서 검게 되더라고요. 아, 그런 거구나 하면서 패쑤.


혼자 만드느라 사진을 거의 못 찍었네요. 작업대가 따로 없어서 좁은 거실에서 상자를 만들고, 다 만든 걸 작업대 삼아 그 위에서 작업. 안쪽에 튼튼하라고 나왕 각목으로 기둥을 세웠는데, 살짝 계산 착오가 있었어요. 암튼, 단단한 나왕. 기리(?)란 놈을 4개나 부러뜨렸어요.


바니시 칠하기. 정말 빨리 마르더군요. 처음에는 물을 조금 타고 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막 칠했어요. 뚜껑에 붙어서 뚜껑이 안 열리는 사고도...ㅡㅡ;


좋은 경첩 샀다가 맞지 않아서 못달고 급히 철물점 가서 공수한 평범한 경첩.


요건 작업 중 발견한 하트 모양 옹이. ^^


틈틈히 만들다 보니 거의 한 달이 걸렸네요. 안쪽에 기둥 4개가 패널들을 단단히 잡아주는 역할이에요. 나름 어떻게 하면 튼튼하게 할까 고민했어요.


배치 중. 뚜껑은...우여곡절 끝에 저런 모양이...ㅡㅡ;; 왼쪽에 퍼런 것들은 자투리로 만든 책꽂이인데 침대 길이가 부족할 때 쓸 보충용이에요.


다 배치하고 이불을 깐 모습. 전에 쓰던 건 평상형이라 수납공간이 없었는데 이걸로 수납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