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터/북한산탐방

북한산 국립공원 훼손 - 인간에게 가능한 건 파괴뿐??

-달 곰- 2009. 4. 15. 00:53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는...ㅡㅡ;;

 

산행하기 좋은 봄날'이었습'니다.

늘 다니던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으러 떠났습니다.

그런데 모르는 곳을 찾아가려니 시작부터 헤매네요.

내려야 할 곳보다 몇 정거장이나 먼저 내려서... 할 수 없이 코스를 바꾸었습니다.

일단 백운대까지 가서 원래 가려던 곳으로 내려갈 작정이었죠.

 

효자리에서 출발.

담장 너머로 보이는 꽃이 곱다. 왜 자꾸 욕심쟁이 거인이라는 동화가 생각나는지...;;

들판에서 나물 캐는 아주머니. 그 옆에 핀 꽃은...비슷비슷해 보이는 꽃들이 많아 뭔지 모르겠다. ㅡㅡ;;

 

도로를 끼로 그 앞뒤 모습.

굽이길을 돌아 가니 이정표가 보인다. 원효봉 1.6킬로미터.

거친 길에 사람 손으로 만든 계단이 퇴락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굳이 없어도 될 계단을...;;

오르막길만 이어지는 밋밋한 산길을 허위허위 올라갔다.

숨이 턱까지 차도록 오르니 시구문이 보인다.

문이 어찌나 낮은지 머리가 닿을락말락.

 

그렇게 죽도록 올라왔건만 아직도 멀었다.ㅜㅜ

그런데 길가에 참 반듯한 돌이 놓여 있다.

설마 저 산성에서 빼낸 건 아니겠지? 하는 의구심.

바닥에 깔린 저 돌들도.

누가 이 험한 산중에 옮겨다 깔았을까?

선조들이 산성 쌓으면서 깔아놓은 걸까?

참, 아는 게 없다...ㅡㅡ;;;

그런데 어디선가 나무 쪼는 소리가 난다. 딱딱딱딱~

고개 돌려 소리나는 곳을 찾는데 새 한마리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푸른색이었는데, 이러저리 찾아본 바, 아마 청딱따구리인 모양이다.

새 떠난 나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길은 계속 오르막이다. 잠시도 내려가는 법이 없다.

잠시 앉아 지나온 길 내려다보며 쉬고 있는데 까마귀 한 쌍이 얼굴 앞을 휙 지나간다.

너무 빨라 카메라 꺼낼 틈도 없다.ㅡㅡㅋ

다시 죽음의 오르막길 ㅜㅜ 앞서 한 가족이 계단을 오른다.

그렇게나 올라왔는데 아직도 0.2킬로미터나 남았다니. OTL

그런데 저건 누구 발자국? 거인이 밟고 간 자리인가 보다.

다리를 쉬어야 할 즈음 원효암이 나타났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마을 모양이 신기하다.

문득 사하촌이 생각났다. 다시 길 떠나는데, 바닥에 솥단지 같은 것이 묻혀 있어서 찰칵.

 

이정표를 따라 다시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암봉이 하나 나타났다.

그런데 이것 참... 소중한 바위를 누가 이리 깎아 놨을까?

어쩜 저리 대책 없이 계단을 만들어 놨을까?

해발 505미터 원효봉을 지나 내려오는 넓적한 바위도 마찬가지다.

오르지 못하면 포기하고, 돌아갈 길이 있으면 돌아가면 될 것을.

인간의 이기심은 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내려오는 길 고목과 새 가지의 조화. 자리를 내어줄 줄 아는 자연의 넉넉함이 아쉽다.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갈 수 없다면...

최소한 그 물욕은 산에까지 가져오지 않았으면 싶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 편의주의로 바위에 시멘트를 바르고....ㅡㅡ;

 

길가에 야생화가 곱다. 현호색, 흰제비(?), 양지꽃...그리고 참 고운데 이름을 모르는 것들...

 

산에 오를 때 배낭이 크고 무거운 까닭은?

욕심이 가득 들었기 때문이다.

휴지를 마구 버리고, 썩지도 않는 쓰레기를 돌 밑에 숨겨 두기까지 한다.

대체 어떻게 저런 데다가...싶은, 들어가기도 힘든 지형에까지 쓰레기 투척.

바위에 걸터앉아 음주와 고성방가...그리고 노상방뇨까지.

 

위문이 보인다. 어느새 고양시로 넘어와 있다. ㅡㅡ;

그런데 위문 앞 바위...카타카나처럼 보이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마지막 백운대 길을 오른다.

 

어김없이 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

후손들에게 뭐라 변명하려나? 올라가기 힘들어서 좀 깎아봤다고?

바위마다 새겨진 무수한 이름들. 살아남은 바위가 거의 없다.

백운대 꼭대기에는 태극기와 함께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제발 쫌....ㅡㅡ;;

 

 

새 발견. 제발 모습 좀 보여주면 안 되겠니?

 

가까이 다가가기가 힘들다. 좀 더 잘 보이게 찍고 싶은데.

이럴 땐 망원렌즈 붙은 본격 카메라를 갖고 싶어진다. ㅡㅡ;;

 

먹이로 유인해서 좀 더 접근 성공. (원래 이러면 안 되는데 ㅡㅡ;;;)

 야생동물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면 이미 야생이 아니다. 목숨도 위험해진다.

근데 넌 대체 뭐라고 하는 새니???

 

이쁜 뒷모습도 잠시. 비둘기가 나타나자 혼비백산.

 

그러나 역시 정점은 까마귀. 날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힘찬지...

 

길을 잘못 들어 우이동 계곡으로 ㅠㅠ

그런데 이 수줍은 처자 같은 꽃은 대체 뭐란 말인가?

 

현호색이 흐드러진 계곡 비탈

 

등산로 한가운데에 네모반듯한 바위가 있어 이상하다 싶었는데...허걱!! 

 

하행길 암자. 복슬이 두 마리가 스님을 쫄랑쫄랑 따라다닌다.

 

작은 휴지라도 주우며 가자...열심히 줍다 보니 알맹이 든 것 획득!!

 

동식물이 사라지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걸 제발 제발 기억하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