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잡동사니

불광천은 오늘도 공사 중

-달 곰- 2009. 3. 24. 16:46

은평구가 판공비를 가장 많이 써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단다.

가장 가난한 구가 1위. 부자 동네 서초구가 꼴찌.

하긴... 세금으로 해외 외유하고 연말이면 열심히 보도블록 파헤칠 때부터 알아봤다.

개 버릇 남 주랴.

 

며칠 전 따뜻한 봄 날씨에 이끌려 불광천에 나가 봤다.

오랜만에 찾은 불광천은 난장판이었다.

무슨 정비를 하겠다고 철새 날아드는 계절에 하천 바닥을 죄다 파헤치고 있는 걸까?

작년에는 뜬금없이 응암역 다리에다가 무지개빛 번쩍이는 전력낭비 시스템을 설치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또 그전에는 빛이 번쩍이는 분수 설치한다고 파뒤집어서 결국에는 생태계를 무시한 전력낭비 분수 조명 시스템을 설치하더니...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다 자는 밤중에 누가 자기네 집에 불빛 번쩍인다고 생각해 봐라 ㅡ.ㅡ 제발 돈 쳐들여서 전시행정 할 생각 말고 생각 좀 하고 세금 썼으면 좋겠다.)

 

하긴 10년 전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 불광천은 썪어서 악취가 풀풀나는 오물천이었다.

그야말로 똥개천(!)이었다.

그걸 지금만큼 살려놓은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잘한 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한 해도 가만히 두질 않고 꼭 뭔가 파헤치고 없애고 뒤집어서 다시 한다는 것.

나무도 숱하게 베어냈고 하천가를 시멘트로 덮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 또 무얼 하는 걸까?

이게 꼭 필요한 일일까?

의문이 든다.

(연말도 아닌데 말이지. 올해 예산이 그리 넘치나? 골목마다 하수관 교체 공사로 난리구만 ㅡ.ㅡ)

 

 

시민들이 산책하던 길을 차지하고 있는 공사 현장 사무소

 

파헤쳐진 둑방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산책로 옆 둑방을 모두 파헤쳐 놨다.

 

 

반대쪽 길엔 아무도 다니지 않는다. 아니, 다니지 못한다.

 

양쪽 기슭에서 바닥을 파내고 있는 포크레인.

저 다리 아래쪽에서는 오리 한 쌍이 몸단장을 하고 있었다.

공사만 아니라면 이쪽에서도 오리를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포크레인 뒤쪽으로 지나다니는 시민들.

아찔하다.

 

오리가 노닐던 예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