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터/소소한 일상

발길 닿는 대로 남도 기행 1

-달 곰- 2009. 1. 31. 20:45

밤을 새고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게 그만 오후가 되어 버렸다.

서둘러 가방을 싸 들고 집을 나섰다.

우체국에 들러 택배를 보내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시장 입구 꽃집 앞에 귀여운 개가 한 마리 있다. 

고개를 양쪽으로 갸웃거리며 깜찍하게 굴길래 다가갔다.

그런데 개집 안에 의외의 광경이 보이길래 카메라를 꺼냈더니, 새초롬해져서 짖어댄다.

대체 저건......

 

 

 

개집 안에 고양이가 한 마리...;;

모피를 핥아대고 있다.

대체 얘네들의 관계는 뭐야...;;

 

용산 참사 현장에 잠시 들렀다가 용산역에 들어갔다.

표를 끊고 시간이 남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이런저런 홍보지들 틈에 끼어 있는 이것은!

이런 개 씨벌눔의 새끼들. 세금을 이딴 데다 낭비하나? 

하나 집어 드니 옆에 있던 아저씨도 뭔가 해서 들춰본다.

한 명이라도 '덜' 보라고 몇 권 집어들고 왔다. 쓰벌..

 

저녁 6시 10분. 새마을호에 올랐다. 순천으로 향하는 중이다. 한 시간쯤 지났나? 가방 지퍼가 망가져 버렸다. ㅠㅠ 용산역 앞에서 오리털 점퍼 세일하기에 하나 사서 넣었더니, 가방이 너무 빵빵했던 듯.

 

새마을호 식당칸. 한쪽에 컴터실과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다.

5백원에 15분 하는 컴퓨터. 인터넷이 킹왕짱~ 느리다 ㅜㅜ

 

삼천오백 냥이나  하는 샌드위치. 삼천 냥이나 하는 커피.

도시락은 칠천 냥이나 하는데 되게 맛없어 보였다. ;;

 

차창에 비친 시커먼 그림자. ㅡㅡ;

 

밤 9시. 익산역을 지난다. 옛 이리역.

열차가 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역 주변의 모텔, 호텔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많다.

선로를 따라 늘어선 그 건물들. 번쩍이는 간판들. 얼추 80여 군데는 되어 보인다.

뭐야, 이 도시는? ㅡㅡ;;;

10시 20분이 넘었다. 구례구역이 가까워 오는데, 멀리 허공에 불빛이 떠 있다.

처음에는 별인가 했는데, 저기에만 저렇게 떠 있을리가.

가만히 보니 어두운 산 위에 펼쳐진 불빛 같다.

하트 모양 같기도 하고 브이자 같기도 한 불빛...

이제 곧 순천역이다.

 

구례구역 산 위에 떠 있는 불빛. 각도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드디어 순천역. 

 

순천역 앞 화단의 동백나무. 붉은 꽃이 반겨준다.

 

순천역사.

 

순천역 앞 도로. 이 동네에는 신호등이 없다. 벌교에서 딱 한번 신호등을 봤는데, 꺼져 있었다. ;;;

 

역 건너편 농협 앞. 농민들이 천막 농성을 하는 모양이다.

 

 

종일 빵쪼가리만 먹었더니 속이 니글거려서 밥을 찾아 식당에 들어갔다.

5천원짜리 김치찌개.

 

 

찜질방을 찾아 가는 길에 보니 시장이다. 늦은 시간이라 거의 다 문을 닫았고, 가끔 문 연 집들이 있다. 

 

 대부분이 청과물 가게들인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곳도 있다. ;;;

 

드디어 발견한 찜질방. 시설이 끝내준다. 또 가고 싶다.

서울이랑 달리 12시 되니까 불 다 끄고 다 잔다. 그게 좋았다.

 

이른 아침 순천 하늘. 흐렸다.

 

찜질방 덕분에 숙박비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시골 찜질방은 조용하다. 비교적.

서울에서는 (울동네 기준) 밤새 불켜놓고 티비 켜놓고 떠들어대는데,

밤이 되니 모두 코골며 잔다.

간혹 밤새 자지 않고 떠드는 이들도 있어서 잠을 설쳤지만......

찜질방을 엠티장으로 착각하는 어린것들 때문에 ㅡㅡ^ (둘째날 이야기)